명왕성은 행성인가?

과거 2000년대 초반, 우리나라 학생들은 과학 교과서에서 태양계 행성은 총 9개라고 배우던 시절이 있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그리고 ‘명왕성’.

< 명왕성 사진 – 출처 : NASA >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과학 교과서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국가들 그리고 우주 기관에서 태양계의 기본 행성들은 총 8개로 가르치고 있는데요.

왜 달라졌을까요? 이 이야기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1930년대로 시간을 되돌려야 합니다. 미국의 과학자 클라이드 톰보는 밤 하늘을 관측하면서 그동안 태양계의 마지막 행성이라고 여겼던 해왕성 그 너머의 새로운 행성을 찾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었는데요.

그 노력의 보상인지 톰보는 1930년 2월에 명왕성이라는 새로운 천체를 발견하는데 성공하게 됩니다. 그리고 기나긴 시간이 지나, 1999년 2월에 국제천문연맹의 인정을 통해 태양계의 9번째 행성으로 정식 인정되게 됩니다.

< 태양계 사진 – 출처 : NASA >

그러나 불과 10년도 되지 않는 기간이 지난 후에 명왕성은 행성의 지위를 빼앗기게 되는데요.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명왕성을 비롯한 세레스 등 태양계에서 행성이라 하기엔 애매하고, 그렇다고 소행성이라고 하기엔 큰 애매한 천체들이 많이 발견되게 됩니다. 이는 티티우스와 보데라는 천문학자들이 주장한 일종의 규칙성에 의거하여 관측을 시도한 여파였는데요.

덕분에 다양한 천체들을 발견할 수 있게 되었지만, 이들을 모두 행성으로 인정한다면 태양계의 행성이 10개를 훌쩍 넘게 되며, 이에 과학자들은 행성의 정의를 다시 논의하기 시작합니다.

이 전까지 행성들은 크게 2가지의 정의를 가지고 있었는데요.

  1. 충분한 크기와 질량을 기인으로한 안정적인 구체 형태를 유지할 것.
  2. 중심에 있는 항성(별)을 기준으로 일정한 주기로 공전 할 것.

그러나 이 2조건 만으로는 행성이 너무나 많이 늘어나기에 과학자들은 3번째 조항을 추가하게 됩니다. 그 조항은 아주 간단한데요. ‘자신의 공전궤도 안에서 가장 크고 무거우며, 자체 질량으로 지배적인 중력을 가진다.’입니다.

이 3번째 조항은 명왕성과 세레스를 비롯한 행성 후보들을 한순간에 행성의 지위를 박탈하는 일종의 독소조항으로 작용되었는데요. 이유는 크게 2가지 입니다.

  1. 명왕성의 위성에 의한 공전궤도 불안정.
  2. 해왕성과 명왕성의 공전궤도가 일정부분 겹침.

1번의 경우, 명왕성의 위성인 카론을 의미하는데요. 카론은 명왕성의 약 절반 크기로, 위성과 모 행성의 크기와 질량 차이가 상대적으로 적어 모 행성인 명왕성을 중력으로 끌어 당기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물론, 질량을 가지는 모든 물체들은 서로를 잡아 끄는 중력의 힘이 작용하지만 명왕성의 경우엔 조금 달랐는데요.

지구와 달의 경우 달이 지구를 끌어 당기긴 하나, 지구와 달의 압도적인 질량 차이 탓에 두 천체의 질량 중심이 모 행성인 지구 중심에 위치합니다. 그러나 명왕성은 카론에 비해 모 행성의 질량이 너무 낮아 명왕성과 카론 사이의 우주 공간에 질량 중심이 위치합니다. 이 탓에 명왕성 역시 공전하는 이중 공전을 하는 형태를 보입니다.

< 이중 공전을 하는 명왕성의 공전궤도 – 출처 : NASA >

두 번째 이유인 해왕성과 공전궤도가 겹치는 문제는 아주 간단합니다. 지구보다 지름으로만 4배 가까이 거대한 해왕성은 그 질량 역시 엄청나기에 엄청난 중력을 형성하는데요. 반면, 지구의 위성인 달보다 작은 명왕성은 해왕성에 비해 너무나도 작은 중력을 가지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공전궤도 안에서 가장 중력이 강한 천체’라는 조건을 달성하지 못하게 된 것이지요.

< 태양계 천체들의 공전 궤도 – 출처 : 경향신문 >

이러한 이유들로 국제천문연맹은 명왕성을 비롯한 행성이 되기엔 작고, 소행성이라기엔 큰 천체들을 새로 분류하는 작업을 하게 되는데요. 그리하여 새로 제안된 명칭은 ‘왜소행성’입니다.

말 그대로, ‘왜소하고 작은 행성’이라는 뜻인데요. 어느 정도 자체 질량으로 구조적으로 안정적인 구체 형태를 유지하며,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는 천체이지만 자체 질량이 낮아 지배적인 중력을 형성하지 못하는 천체들을 통칭하여 구분하는 분류가 되었습니다.

하여 명왕성 역시 행성의 지위를 박탈 당하고 현재는 왜소행성으로 새로이 분류되어 2006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태양계 행성을 9개가 아닌 8개로 여러 교육기관들에서 가르치고 있습니다. 비록 명왕성을 발견한 천문학자인 톰보 입장에선 아쉬운 일이 되었을진 모르겠지만, 명왕성의 발견 덕분에 행성의 정의를 명확히 재정립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톰보의 발견처럼 다양한 천체들에 대한 발견이 우주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을 더욱 발전시켜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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