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반짝 작은별… 너 진짜 별 맞니?

놀랍게도 우리는 매일 그리고 매 순간 별을 볼 수 있다. 날이 흐리거나 비, 눈 같이 기상상태가 나쁘지만 않다면 낮에는 태양이라는 별이, 밤에는 수많은 별들이 항상 우리 곁을 지키고 있다. 우리가 할일은 손에 들린 전자기기에서 잠시 눈을 떼고 하늘을 바라보는 것뿐일 것이다. 한발자국 더 나아간다면 천체 망원경이나 쌍안경을 통해서 무작정 하늘을 바라 보면 수백, 수 천년 전부터 날아온 가냘픈 별빛들이 우리를 반기고 있다.

필자는 2015년부터 하늘을 바라보며 우주를 이야기하는 것을 업으로 살고 있다. 오래된 친구들과 근황을 이야기 할 때면 “넌 우주를 보며 사니까 참 스트레스도 없고 행복하겠다.”라는 이야기를 왕왕 듣는다. 속편한 친구의 말에는 종종 쓴 웃음으로 화답하기도 한다. 천문대를 찾아오는 어린 친구들과 지내다 보면 나이는 어리지만 질문은 결코 어리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선생님 영화를 보니 멀티버스라는 것이 있는데 무엇인가요?”

“시공간을 초월하는 웜 홀의 존재 가능성에 대해서 말해주세요.”

“인류의 화성 테라포밍에 대해서 선생님의 생각을 알려주세요.”

초등학교 3학년에서 5학년 사이의 아이들에게서 자주 듣는 질문이다. 이맘때의 아이들은 듣는 것 보다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경험상 질문의 대답을 원하는 경우 보다 ‘내가 이만큼 어려운 것을 알아요.’ 라는 것을 뽐내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았다. 어떤 경우든 아이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에 나름의 대답을 가지고 있어야 천문대의 선생님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어제의 정보는 더 이상 신선하지 않다. 그렇기에 항상 새로운 뉴스를 접하고 새로운 설명을 준비해야 책장에 꽂혀 먼지만 쌓이는 낡은 백과사전이 되지 않는 것이다.

별은 아닌데 별같은 무엇인가가 지나고 있다. 국제우주정거장

만반의 준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변수는 항상 존재한다. 파주어린이천문대에 오고 얼마되지 않아 별을 관찰하기 위해 관측소에 올라갔을 때의 일이다. 여느 때와 같이 계절 별자리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찰라 밤하늘에서 밝은 별빛이 서서히 움직이는 것이 아닌가? 아주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별똥별이라면 소원이라도 빌어 볼 텐데 속절없이 점점 밝아지면서 천문대의 하늘을 가로 지르는 것 이였다.

이런 현상은 약 1분가량 지속되었고 준비한 이야기는 뒷전으로 방금 지나간 현상에 대한 난상 토론이 이어졌다. 어떤 아이는 U.F.O를 발견하였다고 들떠 있었고 느리게 움직이는 별똥별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모든 아이들의 이목이 선생님의 입으로 집중되었고 필자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두뇌 회전을 하고 있었다.

– 가능성은 무한하였다. 후보군으로는 철새, 비행기, 드론, 조명탄, 미사일, 혜성, 초신성 폭발, 별똥별, 최근 이슈가 된 우주발사체까지-

아이들의 똘망똘망한 눈빛에 실망을 시킬 수 없었지만 아무거나 부정확한 정보를 줄 수 없었던 필자는 결국 “모른다”를 선언하였고 그대로 아이들은 실망하였다. 후일담이지만 당시 관측되었던 정체불명의 천체는 별이 아닌 ‘인공위성’이였다. 특별히 지구상공 약 400km에서 지구를 공전하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이였다.

인공위성의 명과 암

최근 3년간 이런 인공위성의 숫자는 문자 그대로 천문학적으로 늘고 있다. 2020년 유엔우주사무국(UNOOSA)의 인공 우주물체 목록에 의하면 이미 1만개 이상의 인공위성이 발사되었다. 이는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발사 이후 60여년만의 일이다. 우리나라도 2013년 국내 최초의 위성발사체인 나로호를 시작으로 누리호, 달 탐사선 다누리호까지 개발 및 발사에 성공하면서 지구 궤도에 인류의 발자국을 남기고 있다.

인공위성이 없이 현대사회는 유지가 불가능할 것이다. 집 앞의 장을 볼 때도 범지구위치결정시스템(Global Positioning System , GPS)를 이용하여 길을 찾는다. 내일 입을 옷을 고르기 위해 우리는 기상청의 천리안 위성의 도움을 받는다. 타지에 떨어져 있는 가족들과 연락을 할 때도 통신용 위성의 도움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인공위성때문의 우리 삶이 위협을 받는 일도 존재한다. 2023년 1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반도 상공에 인공위성 잔해물 추락을 주의 한 바 있다. 오래된 미국의 지구관측위성인 ERBS(Earth Radiation Budget Satellite)의 잔해로 한반도 상공에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현재 인공위성 수 증가 추이를 보았을 때 언제든 다시 재현 될 수 있는 위협이다.

또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인공위성의 숫자는 천체관측의 위협요소가 될 수 있다. 미국의 우주기업 스페이스 X는 올해만 100회 이상의 우주 발사체 발사를 예고하고 있다. 이중 절반은 위성인터넷인 ‘스타링크’를 위한 것으로 총 1만 2천대의 인공위성으로 전 세계적인 인터넷망 구축을 목표로 수를 늘려나가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2분기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스페이스 X사의 팰컨 9 발사장면 아이스페이스 제공

최상의 관측지에서 눈으로 관찰 할 수 있는 별의 수는 약 1,000여개로 알려져 있다. 파주와 같이 빛공해가 존재하는 위치에서는 날씨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100여개 정도의 별이 보인다. 스타링크는 지구 주위를 공전하고 있기에 별보다 밝게 우리의 머리위를 날고 있다. 이러한 스타링크의 불빛은 오랜시간 관측이 필요한 심우주대상을 관찰 할 때 방해요소가 된다.

스타링크 추적기를 통해서 관찰되는 스타링크의 위치
별들 사이를 지나는 스타링크 2019

기술의 발전은 날로 새롭다. 차세대 우주 망원경인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으로 우리는 더 먼 우주를 관찰 할 수 있게 되었지만 편리를 위해 개발되는 것들로 지구에서 바라보는 별의 수는 줄고 있다. 멀지않은 미래, 어쩌면 우리의 자손들은 별빛보다 많은 인공위성을 바라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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